모든 성도가 새가족팀이라는 마음으로 -민광길집사
가족은 처음으로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나오는 새 신자 분들과 다른 교회를 출석하다가 우리 교회로 새로 오신 성도 분들을 말합니다. 새 가족이 교회에 잘 적응하고 정착하도록 돕는 것은 전도사역을 완성하는 일이며 교회 부흥 및 꾸준한 유지에도 필수적입니다. 새 가족들은 우리 교회를 처음 접하게 되므로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기 마련입니다. 특히 새신자분들은 예수님을 처음 만나게 되므로 신앙의 기본을 잘 세울 수 있도록 더욱 많은 관심과 격려가 필요합니다.
홍보팀에서는 “새 가족프로그램” 이라는 주제를 정하였습니다. 우리 교회의 새 가족프로그램을 알아보고, 국내외에 전도와 부흥이 활발한 교회들의 현황과 비교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서 조사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외적으로 보이는 프로그램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새 신자 소개, 목사님과의 인사, 새 신자 교육 프로그램, 새 가족 환영회, 구역장(순장) 중심으로 새 신자에게 정기적으로 연락 등. 뭔가 우리에게 없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거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교회에서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좋아 보인다고 해서 무턱대고 도입하면 기존에 잘 하고 있던 프로그램도 못하고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있어서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고민하는 와중에 “모든 성도가 새 가족부다!”(김민정 지음, 생명의 말씀사)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핵심은 새 가족이 교회에 잘 정착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잘 갖춰진 새 가족프로그램도 아니고, 목사님과 새 가족부원의 열정적인 헌신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모든 성도들이 새 가족을 진심으로 환영하면서 그들을 위해 가져야할 마음과 행동이 있다는 것입니다.
초신자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에 대해 조사한 신문기사가 있어 먼저 소개합니다.
몇 년 전에 미국의 라이프 웨이 리서치에서 전도를 통해 교회에 몇 개월 출석하다가 그만둔 약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교회를 떠난 첫 번 째 사유는 개인적으로 너무 바빠서, 교회출석으로 가족에 소홀해질 까봐 등 교회 외적인 개인사유들이 많았습니다. 두 번 째는 교회 내적인 요인으로 1)목회자와 교회에 대한 실망, 2)교회 성도들의 위선적 행동, 3)남을 정죄하는 모습, 4)파벌을 지어 참여할 용기가 나지 않음의 순서였습니다. 이들 중 16%는 자신이 교회를 떠난 뒤 아무도 연락을 하지 않았고, 자신에게 관심도 없어 보였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희망적인 부분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나중에 다시 교회를 나가고 싶다고 62%가 응답하였다는 것입니다. 또 재출석을 하고자 하는 이유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바로 ‘하나님과 가까워지고 싶어서’였습니다. [발췌: 기독교연합신문 송영락 기자]
위 기사를 통해 저는 초신자들이 많은 세상적인 것들을 포기하고 예수님을 만나겠다는 결심을 하고 교회에 나왔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기독교 신자였던 성도와 오랫동안 교회생활을 해온 성도들은 주님을 우선시하는 생활 방식이 당연하기에 초신자들이 이런 결심이 크게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상에서 교회로 발을 첫 걸음을 내딛은 분들에게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분들이 조금씩 성장할 수 있도록 넉넉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또 새 가족들은 목사님과 교역자분들을 통해 교회의 첫 이미지를 잡아가지만, 결국 실망을 하게 되는 것은 그 교회의 일반 성도들의 모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성도의 위선적인 모습은 그리 대단한 부분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닌 지극히 일상적인 부분에서 보여집니다. 예로 교회 안에서는 세상 평온한 표정으로 인사하고 웃어 주시던 교회성도분이 교회 밖에서 우연히 마주쳤는데 너무 다른 얼굴을 하고 계신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성도들도 교회 밖에서 화날 때도 있고 우울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마음들이 있어도 ‘교회에서 만큼은 최소한 좋은 모습으로 있어야지’ 하는 생각이 초신자들에게는 위선으로 보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예로 교회의 신실해 보이시는 성도님이 차량을 운전하는데 남들은 전혀 의식하지 않는 난폭 운전을 보여주신 경우 위선적인 모습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성도들이 세상과 교회에서의 삶을 완벽히 일관적으로 살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를 열심히 다니는 성도들도 불완전하고 불안한 존재들임을 초신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대화가 필요합니다. 교회를 처음 소개할 때 너무 이상적이고 좋은 부분만 강조하다가 작은 부분들에서 민낯을 드러내게 되면 초신자들이 실망하게 될 것입니다. 마치 남자가 연애초기에 있는 모습 없는 모습 다 동원해서 여자에게 잘 보이고, 결혼을 하게 되면 본 모습으로 돌아와 실망을 주는 것처럼 그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모든 성도가 새 가족부다.”에서 저자는 새 가족을 위해 성도들이 알아야 할 지침 61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1. 모든 성도가 새 가족의 보모다.
새 가족이 교회 내에서 가장 많이 마주치는 사람들은 바로 불특정 일반 성도들입니다. 어디에서 누구를 마주 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울 수 있는 새 가족에게 배려와 사랑의 마음을 갖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새 가족을 어린 아이 취급을 하면서 가르치려 들면 거부감이 생길 수 있으므로 존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환영의 인사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2. 신앙이 좋아야만 새가족을 돌볼 수 있다는 선입견을 버리라.
새 가족이 궁금해하고 필요한 것들은 교회에 오래 출석하신 성도들보다 몇 년 안 되었지만 열심 으로 섬기는 성도들이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신앙적인 부분은 신앙이 깊으신 분들의 도움이 필수적입니다.
3.내가 받은 은혜를 함께 나누라, 단 고난을 숨겨서 행복한 척하지 말라.
교회에서 받은 은혜를 새 가족과 나누며 그 기쁨을 공유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교회에서 늘 밝고 즐거운 모습으로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생기지 않도록 고난을 나누는 것도 필요합니다. 교회를 다니는 성도들에게도 고난과 아픔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설명해야 합니다. 새 가족에게 처음에는 밝은 면을 많이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새 가족들은 교회의 그림자들이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이런 부분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새 가족을 진심으로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행동일 수 있습니다.
4.등록했다고 안심하지 말라. 세상에는 더 좋은 것들이 많다는 것을 잊지 말라.
새 가족이 주일 예배를 드리기 시작할 때는 커다란 결심을 하는 것입니다. 일요일 오전 휴식 또는 여가활동을 즐기던 시간을 예수님께 내어드리는 결심을 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 믿음의 감동이 조금씩 식을 때쯤 옛날 모습으로 돌아가게 되는 새 가족들이 있습니다. 딱히 교회에 불만이 있는 것도 아닌데 한 두 번 예배를 거르게 되고, 예전의 달콤했던 습관으로 자신도 모르게 돌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새 가족이 교회를 그만 두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개인적으로 바빠서’입니다. 믿음이 빨리 성장하기를 너무 재촉해서는 안되고 기다려야 합니다. 묵묵히 기다리는 와중에도 교회는 새 가족 분들을 늘 기억하고 기도하고 있음을 지속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5.환영을 시작하는 곳은 주차장과 마당에서부터다. 교회 안에서 초면인 사람에게는 새 가족이라 생각하고 무조건 친절 하라.
6.약속시간을 잘 지키고 일방적으로 약속을 변경하지 마라. 새 가족의 시간을 귀하게 여기라.
7.동일한 혜택에서 제외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
8.모든 성도 앞에서 과도한 집중을 받게 하지 말라.
9.유사한 경험을 한 사람이 좋은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다.
10.자신에 대해 스스로 말할 때까지 기다려주라. 사생활에 대해서 캐묻지 말라.
교회가 새 가족 에게만 집중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새 가족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많은 성도들이 함께 생각해보고 함께 실행할 수 있는 것을 몇 가지 정하여 꾸준하게 지켜간다면 새 가족이 더욱 편안하게 느끼고, 잘 적응하는 교회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마무리 글 중에서 발췌한 글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이제는 모든 성도가 새 가족을 맞이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이제까지 수십 년 동안 전도에 매진해 왔다. 그러나 새 가족을 돌보는 일에는 미숙했다. 스스로 정착하면 다행이고 그렇지 못하면 그들의 신앙이 아직 때가 안 되어서 그런 거라며 위안으로 삼았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전도는 더 힘들어 졌고, 그만큼 교회에 정착하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한번 교회에 발을 디딘 새 가족이 교회를 떠나게 해서는 안 되는 시점이 된 것이다. 나가서 데려오지는 못할 망정 들어온 사람을 다시 나가게 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 담임 목사님만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교역자들로 충분한가? 새 가족팀 봉사자들만으로 충분한가? 아니다. 그들만으로는 부족하다. 새 가족은 단지 교육만 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이 만나는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큰 영향을 받는다. 그들은 일반 성도들을 통해서 시험에 들기도 하고, 감동하기도 한다. 그런 그들이 언제 어디서 누구를 접하고 만날지 모를 일이다. 전도로 새 가족이 쏟아져 들어오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모든 성도가 깨어 새 가족을 함께 맞이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니 모두가 함께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며 그들이 하나님을 온전히 만나도록 인도해야 한다. 그러려면 무관심했던 태도를 버리고, 그들을 진정으로 가슴으로 맞아 주고 사랑해주는 영적 가족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